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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님을 보내드리며...
    -- 가족이야기 -- 2023. 12. 18. 13:30

    아버님 나이 88세, 2023.12.8일 돌아가셨다.

    돌아가신 아버님의 삶을 개략적으로 정리해 보며

    나의 노년의 생활계획도 다시금 생각해 본다.

     

    [ 아버님의 삶 ]

    아버님을 표현하자면 꼼꼼하고, 의지가 강하고, 고집도 있고, 자기애가 많은 분이다.

    교육자로의 자신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셨다.

     

    1. 유년기 [ ~ 27세 ]

        아버님은 충주시 소태면 집성촌에서 집안의 도움없이 간신히 중학교를 졸업하시고

        군대를 다녀온 후에 사범학교를 입학하여 교육자의 길로 들어섰다.

        이러한 배경으로 아버님은 고향에 대한 애증이 많으셨고

        고향 어른신들에게 보란 듯이 잘 살고 있다는 것을 보이고 싶으셨다. 

         ※ 돌아가시면서 미리 준비한 아버님의 묘에 묻어달라는 말씀도 이것으로 이해했다.

     

    2. 직장생활(교육자)  [ 27세 ~ 63세 ]

        교육자로의 기간은 아버님에게는 매우 역동적이고 자신충만한 시기였다.

        어머님을 만나 가족을 이루었고, 우리5남매를 두셨다.

        운동을 좋아하셔서 연식정구, 테니스에 대하여 퇴직 후에까지 정성을 다하셨다.

        근무하는 학교에는 테니장을 만드시는 열정이 있었고 

        퇴직후에도 아버님의 삶에 뿌듯한 성과로 말씀을 자주 하시었다.

        ※ 교육자의 삶이 아버님의 가장 성과라는 것을 매우 자랑스러워 하셨다.

     

    3. 퇴직 후 어머님과 함께한 생활 [ 63세 ~ 74세 ]

        퇴직 후 아버님은 보통사람들이 퇴직 한 후의 생활을 하시다가

        어머님이 병환이 위중하여 5년정도 어머님을 24시간 돌봐주셨다.

        이때 아버님도 건강이 많이 상하신 것 같다.

     

    4. 고향에서 홀로 생활 [ 74세 ~ 79세 ]

        어머님이 돌아가신 후 아버님은 고향에 혼자 생활을 하셨다.

        우리가 주말마다 내려가기는 했으나 혼자의 삶은 아버님도 어려웠을 것 같다.

        결국 아버님은 79세가 되실 때 자식들이 있는 수도권으로 올라오셨다.

         ※ 아버님을 모시는 문제는 가족들의 희생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처음에는 5남매가 돌아가면서 모시기도 하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해보았지만

             아버님이 안정되지 않아 아버님과 가족들이 매우 힘들어했다.

             시집 가지 않은 동생이 아버님과 함께 생활하여 지금까지도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5. 고향을 떠난 노년의 생활 [ 79세 ~ 88세 ]

        아버님이 고향을 떠난 것은 아버님 홀로 생활이 어렵겠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잘 몰랐지만 몸이 불편하고, 약간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을 심술로 생각했는데

        그것이 파킨슨병의 증상이란 것을 조금 나중에 알게 되었다.

        이때까지 나는 직장생활의 핑게로 아버님을 잘 보살펴드리지도 못하였다.

        아마도 지금까지 직장생활을 계속 하였다면 우리5남매 하고는 우애가 깨졌을 것이다.

        ※ 아버님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랴, 삶의 마지막 흔적인 고향집도 팔고,

            여러가지 힘든 환경이었을 것이다.  이때 활동하신 악기나 그림 같은 것은

            마지막까지 애착이 많으셨다.        

     

        그러던 중 내가 직장을 퇴직하고 6개월 뒤에 2020년 아버님이 위암수술을 받으셨다.

        위암수술 이후에는 24시간 돌봄이 필요하여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돌보았다.

        3년반 동안 가족들이 돌보다가 병원 입원하신시 3개월만에 돌아가셨다.

        ※ 위암 수술이후에는 사실 아버님의 의미있는 삶의 흔적은 많지 않다.

            그러나 5남매가 참으로 힘든 시간을 서로 다독거리며 보살펴드리고

            아버님도 편안하게 가신 듯 하여 감사할 따름이다.

        

     

    [ 아버님의 삶을 바라보며... ]

    아버님의 퇴직 후 삶의 단계는

    ① 부부가 함께한 기간  ② 홀로 생활한 기간  ③ 가족에게 의지한 기간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단계는 모두가 겪는 과정으로 특히 누구에게 의지하는 기간에 대하여

    미리 생각하고 마음 준비를 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 주거형태

        누구에게 의지하는 기간에 생활하는 형태는 집+요양보호사, 실버타운, 요양원,

        요양병원이다. 아버님은 집+요양보호사, 요양병원으로 진행을 하셨다.

        1) 실버타운

            외부활동이 가능하신 상태에서 입소하는 곳이다.

             ※ 요양등급 받기 전에 가는 곳이라 생각하면 된다.

        2) 집+요양보호사

            집에서 생활하시며 건강상태의 등급을 받으시면 요양보호사의 재가서비스를 받는다.

             ※ 아버님이 최초 등급을 받으셨을 때 외부활동은 거의 못하신다.

        3) 요양병원

            일반 병원과 같이 생각하면 된다.  침대 병실과 의료진이 있다.

             ※ 요양등급과 상관없으며 병원이라 필요시 간병인이 있어야 한다.

        4) 요양원

            요양등급이 1~2등급일 경우에 입소하여 생활하는 곳이다.  의료활동은 없다.

             ※ 요양등급 1~2등급이면 주변도움 없이는 활동을 못하시는 것이다.

     

       나는 앞으로 어느 시기에 어떤 시설로 어떤방법으로 준비하여 노후를 생활할까?

       어렵고 힘들지만 미리 결정하고 부부나 자식과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2. 아버님이 남기신 것들

        아버님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애착과 생각이 많으셨던 것을 돌아보며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자.

       

        1) 죽음을 준비하는 마음 [ 웰다잉( well-dying) 중 장례 ]

            아버님은 고향에 매장하여 모셨다.

            아버님은 유년기의 고향에 대한 애증이 많았고, 고향 조상님들의 묘소를

            한곳에 모아 보여주고 싶어하셨고 퇴직 후에 바로 시행하셨다.

            그때 아버님은 지난 세월의 정리와 당신의 마지막장소까지 준비해 두셨다.

            ※ 나는 고향에 있는 부모님과 조상님들의 묘지를 70세 이전에 정리하고,

                나의 장례절차, 장례비용에 대하여는 내가 준비해서 물려주겠다.

     

       2) 교육공무원 훈장

            아버님이 퇴직 할 때 받은 훈장을 가장 자랑스러워 하셨다.

            ※ 나는 죽을 때까지 무엇을 자랑스럽게 간직하고 있을까?

     

       3) 외부활동을 못하시는 상태에서 그리신 그림

           아버님의 동생집으로 올라 오신 후 복지센터에 노년유치원같이 다니셨다.

           혼자서는 외부 활동을 못하시는 때, 바탕이 그려진 유명한 그림에

           색칠을 하는 그림을 그리시고 너무나 좋아하셨다.

           만나는 사람마다 선물하고 싶으셨고, 방안에도 빼곡히 걸어놓으셨다.

           이때가 팔순정도 되실 때이다.   

           ※ 아버님은 이 그림으로 내가 아직 무엇을 할 수 있다라는 자긍심이 

               있었을 것이다. 나도 아직 어떤것을 할 수 있어!

               이것이 아버님이 홀로 하신 마지막 활동이셨다.

               그래서 더욱 애착이 많으셨던 것 같다. 

     

        4) 팔순기념 자료(비디오)

            아버님은 지나온 자료를 소중히 생각했고, 기록하기를 좋아하셨다.

            아버님의 팔순기념 자료는 마치 자서전 기분이 난다.

            사진, 기록, 그리고 생각들을 모으셨다.

             ※ 이것을 만든 몇달 동안 얼마나 행복하셨을까?

     

    [ 정리하며... ]

    노년의 삶은

    내가 홀로 생활이 가능할 때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때로 나누어진다.

    아버님은 63세~77세 , 77세~88세로 나뉘어 진 것 같다.

    기간으로 보면 거의 반반이다.

    지금까지 노후생활은 내가 홀로 생활이 가능할 때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아버님의 삶을 돌아보며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기간의 준비도 매우 중요하지 않을까?

    이것이 웰다잉(well-dying)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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